✈️ 고국여행기 12회 - 부산 여행 ③ - 해운대의 마천루, 100층 높이에서 외친 "Eu te amo!"
해운대의 마천루, 100층 높이에서 외친 "Eu te amo!"
본격적인 여정에 앞서 호텔 조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창가에 앉아 부산역 광장을 내려다보며 쌀죽과 어묵, 토스트, 카레, 감자전까지... 뷔페식으로 차려진 음식들이 생각보다 훌륭했습니다. 90% 이상이 아시아계 투숙객이라 그런지 입맛에도 참 잘 맞더군요.
🚌 40년 전 '토큰'의 추억과 달라진 버스 풍경
부산에서 있었던 40년 전 일입니다. 브라질에서 10년 정도 살다가 한국에 공부하러 나왔을 당시, 버스는 '토큰'이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현금밖에 없던 저는 정류장에 서 있던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여학생에게 "버스 요금이 얼마예요?"라고 물었었지요.
그 여학생은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냅다 도망을 쳤습니다. 아마 버스 요금도 모르는 저를 간첩으로 오인했던 모양입니다. 하하.
그 시절엔 미리 토큰을 사야 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편리하게 교통카드를 사용합니다. 카드가 없을 때를 대비해 현금을 넣는 투명 상자도 설치되어 있더군요.
부산역 앞 정류장에서 급행버스를 탔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까지는 약 55분이 걸린다고 네이버 지도가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스마트한 안내 시스템 덕분에 대한민국의 대중교통 이용이 더욱 편리하게 느껴졌습니다.
🌊 해운대 해수욕장과 100층 높이의 '엑스더스카이'
약 55분을 달려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백사장은 한산하고 여유로웠습니다. 깨끗한 모래사장 너머로 우뚝 솟은 빌딩들이 정겨운 모습으로 반겨주었습니다.
저 멀리 솟아 있는 3개의 웅장한 빌딩이 호기심을 자극해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랜만의 고향 바다라 신발 끝만 살짝 바닷물에 적시며 여유롭게 거닐어 보았습니다.
해변 한편에는 '파노라마 해운대' 이용법과 함께 명소 15곳, 야경 10선을 소개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저처럼 지역이 낯선 이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안내판이었습니다.
여행자에게 중요한 공공화장실도 가까운 곳에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쓰레기통을 찾기 힘들다 보니 물병 등은 화장실을 이용해 처리하곤 했습니다.
해수욕장 맨 끝에 다다르니 해운대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엑스더스카이 (X the Sky)' 전망대가 위치해 있었습니다.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바로 앞 방파제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방파제 끝에는 여성 형상의 조형물이 서 있었는데, 지나가는 선박들에게 수중 방파제가 있음을 알리는 등표 부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10시 정각, 입장 시간이 되어 사람들과 함께 발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입장료 27,000원이 아깝지 않을 만큼, 100층 정상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미디어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연출은 경이로웠습니다.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으로 시야가 멀리까지 아주 맑지는 않았지만, 100층 높이에서 발아래로 펼쳐진 해운대의 파노라마 전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하늘 정원: 100층에서 직접 날린 종이비행기들을 모아 독특한 작품으로 장식해 놓은 공간 등, 신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구경거리가 가득했습니다.
하늘 위의 스카이 레터: 대형 모니터를 활용해 자유롭게 문구를 남길 수 있는 특별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이번 고국 여행을 흔쾌히 선물해 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100층 높이에서 띄운 이 진심 어린 메시지가 저 멀리 브라질까지 온전히 닿기를 바라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 밖에도 화려한 꽃으로 장식해 놓은 웨딩 포토존 등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 좋은 배경들이 다채롭게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100층에서 날린 종이비행기가 99층을 거쳐 98층 원통 구조물에 소복이 쌓이도록 연결해 놓은 콘셉트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전망대 너머로 **해운대 미포**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미포의 유래에 대한 설명글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미포역에서 해변열차를 타고 송정으로 이동하겠다는 다음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어느 관광지나 동선의 끝은 기프트 숍으로 연결되는 법이지요. 소소한 기념품 한두 개를 고르며 즐거웠던 전망대 관람을 마무리했습니다.
엑스더스카이에서 만족스러운 구경을 마친 후, 해변열차를 타기 위해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미포정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약 400미터 거리라 도보로 5분 정도 걸렸으며, 길 찾기는 역시나 네이버 지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미포 정거장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 예쁜 조형물들이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월요일임에도 열차를 타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관광객과 외국인 여행자들로 북적였습니다.
🍣 인생고(人生苦)를 해결해준 따뜻한 초밥 한 끼
전망대 구경을 마치고 미포 선착장 부근으로 내려왔습니다. 다음 예정 코스인 해변열차를 타기 전,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의 회전초밥 전문점을 찾았습니다.
월요일임에도 손님이 가득해 10분 정도 대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식당 측에서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친절하게 서비스를 건네주셔서 기분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훌륭한 초밥 맛에 한국 특유의 따뜻한 인심이 더해진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였습니다.
든든하게 배도 채웠으니, 이제 옛 철길의 고즈넉한 낭만이 넘쳐나는 해변열차를 타러 발걸음을 돌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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