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국여행기 9회 - 50년 만의 고국 방문기: 금오산 약사암 등반과 아쉬운 작별

고국여행기 - 제9회

금오산 약사암 등반과 현월봉 정상, 그리고 아쉬운 작별

"이른 아침, 금오산 약사암 등반을 시작하며 남긴 숙소 전경"

⛰️ 준비 없는 무모함? 금오산 등반의 첫발

일찍 잠을 청한 후 다음 날 아침 5시에 기상했습니다. 해가 뜨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5시 45분, 금오산 약사암 등반을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습니다. 소중한 기록을 위해 떠나기 전 호텔 건물 사진부터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호텔에서 나와 산 방향으로 걷다 보니 차량 통제 구역 안내판이 보였습니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었고, 우측 주차장에서는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차에서 내려 장비를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안전용품 대여소는 오전 9시부터라 대여도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약사암 코스가 험하다고 해서 망설였지만, 구미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담고 싶어 오르기로 결정했습니다.

⚠️ 단단히 준비하고 올라야 할 금오산
등산화도, 스틱도 없이 얇은 바지에 반팔 차림이었고, 장비라곤 브라질에서 가져온 무릎 보호대와 친구에게 빌린 모자가 전부였습니다. 내려올 때 보니 저처럼 차려입은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금오산의 험준함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렇게 무모하게 오르진 않았을 것입니다.

🧗 쉼 없이 이어지는 계단, '할딱고개'를 넘다

초반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길도 잘 정비되어 있었고, 조금 올라가니 케이블카 승강장이 나왔으나 이른 시간이라 아직 운행 전이었습니다. 푯말에는 약사암까지 3.3km가 남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계단을 계속 올라 금오산성 안내도가 있는 곳을 지났습니다. 바위 틈 돌탑들과 산중에 마련된 운동기구들을 보며, 몸을 가꾸는 한국인들의 부지런함에 다시금 탄복했습니다.

금오산 등반길의 보인 돌탑들

해운사를 지나 대혜폭포 입구에 도달하자, 본격적인 **'할딱고개'** 구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통과하는 데만 약 40분이 걸린다는 안내문처럼 끝없는 계단이 가파르게 펼쳐졌습니다.

금오산 등반길의 도립공원 안내도
금오산 산행시간 안내 배너

바위 틈새에서 새어 나온 물 때문에 미끄러운 구간이 많았고, 계단 뒤로는 험준한 돌길이 나타났습니다. 헛디디면 중상을 입을 수 있어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습니다.

금오산 등반길의 험준한 돌길

산 중턱에 마련된 산악 구급함을 보며 탐방객을 향한 한국 국립·도립공원의 세심한 배려에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 천하 절경 약사암과 현월봉 정상

상봉으로 향하는 산길은 더욱 가파르고 거칠어졌습니다. 쇠기둥과 쇠줄을 잡아야만 기어 오를 수 있는 아찔한 암벽 구간이 계속되었습니다. 줄이 없었더라면 단연코 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금오산 등반길에 보이는 완전 돌길의 모습

드디어 정상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동국제일문'을 마주했습니다. 문을 지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협곡 바위 틈에 기적처럼 안겨 있는 '약사암'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생의 질병을 치유한다는 약사여래에서 명명된 약사암 우측에는 의상대사의 석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놓여 있었습니다. 도울 한의원 재필 친구가 대혜 스님을 찾아가 보라고 일러주었지만, 하산 일정이 바빠 뵙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시 동국제일문으로 돌아나와 금오산의 정상 **현월봉(해발 976m)** 표지석에 도달했습니다. 시계를 확인하니 8시 34분, 출발한 지 2시간 50분 만이었습니다.

열차 시각과 호텔 체크아웃 시각(11시)이 다가와 정상을 뒤로하고 곧장 발길을 돌렸습니다. 내리막길은 올라올 때보다 훨씬 미끄럽고 위험해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습니다.

할딱고개 계단 구간을 서둘러 내려오니 대혜폭포까지 1시간 10분 만에 도달했습니다. 마침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에 몸을 실어 20여 분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금오산의 케이블카

🚆 구미와의 정겨운 작별, 부산으로 향하는 길

호텔을 체크아웃한 뒤 도보로 구미역까지 이동했습니다. 지나쳐온 도립공원 잔디광장에서 조금 전 올라갔던 금오산을 다시 올려다보았습니다. 구미 시내 어디서나 금오산의 웅장한 자태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금오천 수변을 걸으며 다시 맞이한 올레길의 낮 풍경은 지난밤에 느낀 분위기와는 또 다른 청량함을 선사했습니다.

구미 올레길의 낮 풍경

아름다운 산세~~

구미 올레길의 저수지와 아름다운 산세

구미역 주변에서 평화의 소녀상과 인사를 나누고, 역내 식당에서 따뜻한 우동 한 그릇으로 시장기를 다스렸습니다.

이제 열차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떠납니다. 구미에서의 따뜻한 대접과 만남을 선물해 주신 도울 한의원 재필 원장님과 형수님의 건강과 행복을 늘 기도하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대하며 감사함을 가득 품고 다음 여정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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