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국여행기 17회 - 대구의 재발견 – 약령시 밤거리 산책과 '젊음의 거리' 동성로 혼밥 도전기
KOREA TRAVELOGUE #17
✈️ 고국여행기 17회 - 대구의 재발견
약령시 밤거리 산책과 '젊음의 거리' 동성로 혼밥 도전기
📌 이번 여행기 요약
- 동대구역 도착 및 토요코인 호텔 체크인 (대구점과 부산점 비교)
- 대구 약령시, 제일교회, 계산성당으로 이어지는 역사 산책
- 소설 '마당 깊은 집' 문학 투어와 3.1 만세운동길
- 1020 세대로 가득한 동성로에서의 낯선 경험과 '뜨돈' 돈까스 맛집 후기
울산을 거쳐 당일로 동대구에 왔다. 동대구에는 예전에 한 번 온 기억이 있지만 지리는 전혀 모른다. 환진이 형님이 울산에서 동대구는 버스로 가는 것이 빠르다고 하시길래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동대구 기차역에서 내려 이번에는 지하철로 이동한다. 네이버 길찾기를 검색하니 지하철이 가장 빠른 것 같고, 한국의 대중교통을 직접 이용해 보며 그 진가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걷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동대구역 옆으로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옛날에 서울에서도 보았던 백화점인데 지금은 전국 여러 곳에 지점이 있나 보다.
동대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먼저 오늘 묵을 호텔로 이동한다. 동대구역 광장에는 특이한 조형물과 기후시계가 설치되어 있고, 그 옆으로 종합관광안내소가 자리 잡고 있다.
💡 여행 팁
한국을 여행하면서 깨달은 한 가지 노하우는, 어느 지역이든 기차역이나 터미널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안내소 직원분께 "몇 시간, 또는 1~2일 일정으로 어떻게 여행하면 가장 좋을까요?"라고 여쭤보면 동선에 맞춘 알찬 가이드를 친절히 안내해주신다. 그래서 요즘은 목적지에 내리면 가장 먼저 안내소부터 찾게 된다.
📍 동성로 토요코인 호텔 체크인
지하철을 타고 대구 동성로역에 내려 조금 걸어가니 예약해둔 호텔이 나온다.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앱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해두어서 체크인 과정도 매우 원활했다.
이곳 대구 동성로의 토요코인 호텔은 부산에서 이용했던 지점보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바로 옆에 백화점이 붙어 있어 접근성이 좋고, 라운지에는 무인 안마의자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객실 규모는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관리 상태나 편의 시설 면에서 부산 지점보다 훨씬 훌륭했다. (아침 조식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대구점이 우수했다!)
안내소에서 받아온 관광 지도를 펴놓고 오늘 저녁 탐방할 코스를 천천히 살펴본다.
원래 대구는 일정에 없던 도시였으나, 울산의 김환진 원장님을 뵙고 나서 브라질 작은예수회에 계시던 테레자 수녀님이 이곳 대구 분원에 계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에 인사를 드릴 겸 잠시 들르게 되었다.
짐을 풀고 저녁 6시경 대구 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며 퇴근길 발걸음을 바쁘게 옮기는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길목 좌측에는 기와 지붕 모양으로 멋지게 꾸며진 기둥 위 한자로 '약령시(藥令市)'라 새겨진 현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 대구 약령시 산책
우측 길목에는 '종로 맛길'이라는 조명이 밝게 켜져 있어 밤이 되자 활기찬 식당 골목의 분위기가 드러났다. 약령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한약방들이 빼곡히 이어졌고, 이름난 전통 서점인 '행림서원'도 보였다.
방문한 날이 국회의원 선거일(공휴일)이라 약령시 관광기념품 판매점은 문을 닫아 아쉬웠다. 그 곁으로는 대구제일교회 기독교역사관과 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한의약박물관 역시 휴관이었지만, 정갈하게 조성된 야외 조경과 시설물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건물 옆 모퉁이를 도니 아기자기한 작은 정원과 함께 대형 약탕기 모형이 설치되어 있고, 정성스럽게 그려진 벽화 작품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골목을 따라 계속 앞으로 나아가니 '약령서문(藥令西門)'이라 적힌 장엄한 대문 구조물이 위용을 드러냈다.
약령서문 모퉁이 네 곳에는 한약재를 제조하고 다루는 정교한 조각상들이 묘사되어 있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약령서문너머 멀리 우뚝 서 있는 아름다운 고딕 양식 건물은 대구제일교회다. 대구·경북 지역에 최초로 설립된 개신교 교회로, 현재의 예배당 건물은 1937년에 완공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유산이다.
📍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문학 투어
길을 걷다 문득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이라는 특색 있는 골목을 발견했다.
골목 벽면을 따라 정겨운 옛 시절의 만화 삽화와 감성적인 문구들이 정성스럽게 서술되어 있었다.
옛 시절 여러 가구가 마당을 중심으로 한데 어울려 살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졌다.
📖 '마당 깊은 집' 이야기
대구시가 관광 투어 목적으로 김원일 작가의 소설을 테마화하여 조성한 문화 공간이다. 이 소설은 1990년대 8부작 인기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6.25 전쟁 직후의 비극적 시대 상황 속에서 남편 없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 '길남이'의 시선(작가의 자전적 시선)을 통해, 한 마당 아래 다섯 가구가 세들어 살며 각자의 방식으로 모진 삶을 견뎌내는 애환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마당 깊은 집 골목을 나오니, 인근 주변에는 그 시절 느낌을 살려 레트로한 인테리어로 꾸민 아기자기한 식당들도 눈에 띄었다.
📍 3.1 만세운동길과 계산성당 밤길
걷다 보니 선명한 태극기 조형물이 눈에 띄어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대구의 '3.1 만세운동길'이었다.
👉 3.1 만세운동길은 1919년 3월 만세운동 당시, 집결지로 향하던 학생 일경의 삼엄한 감시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은밀히 이용했던 뜻깊은 역사적 이동로다. 여행길에서 뜻밖에 역사적 숨결을 배우는 소중한 걸음이 되었다.
내친김에 대구의 명물인 서문시장으로 걸음을 옮겨보았다. 공휴일이라 해도 일부 가게나 식당은 열려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저녁을 해결하러 찾아갔으나...
시장 내 상점과 먹거리 식당가 대부분이 불을 끄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발길을 돌려 다시 걸어가다 보니, 대구제일교회가 건너편에 나타났고 그 맞은편으로는 고풍스러운 천주교 계산 대성당이 장엄하게 서 있었다. 두 건축물 모두 이국적이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 국내 건축물과는 또 다른 색다른 풍경을 자랑한다.
성당 뒤편으로는 계산성당 옛 사제관 모형물이 놓여 있고, 성당 건너편으로는 대구 매일신문사 사옥이 우뚝 서 있다.
계산성당 바로 뒤쪽 맞은편에는 프랑스 문화원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저녁 7시 반이 넘어가자 시내 거리마다 조명이 일제히 불을 밝히며 근사한 야경이 연출되었다.
📍 1020 세대로 가득한 동성로에서의 낯선 경험
거리 곳곳에서 청년들이 버스킹 공연을 열고 있었는데,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99%가 젊은이들이었다. 거의 10대, 20대가 주를 이루고 간혹 30대 정도로 보이는 이들이 전부였다. 60대 이상은 간혹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었다.
"갑자기 이 젊음의 거리에 홀로 떨어진 낯선 이방인이 된 기분이랄까? '내가 여기 계속 있어도 되나?' 하는 쑥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출출함에 식당을 들어가려 해도 눈에 띄는 식당마다 젊은 손님들로만 가득 차 있어 혼자 쑥 들어가 식사하기가 조금 멋쩍었다. 그래서 혼자 식사하기 편안한 곳을 찾아 한참을 둘러보며 배회했다.
밤 8시를 지나 숙소 방향으로 걸어가던 중 '뜨돈'이라는 돈까스 전문점을 발견했다. 다행히 매장 내부가 비교적 한산해 보여 망설임 없이 들어섰다.
소비자 선호도 1위 브랜드라고 안내되어 있었는데, 과연 세련된 맛집다웠다. 한국 식당들은 테이블 측면 서랍에 수저, 젓가락, 티슈가 비치되어 있어 손님이 직접 필요한 만큼 꺼내어 쓰는 시스템이다. 인건비 절감이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문화인지, '빨리빨리' 정서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몰라도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한국 특유의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식당 시스템이다.
매장마다 '네이버 영수증 리뷰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나 역시 스포츠용품점에서 배드민턴용품을 구매하고 리뷰에 참여하여 품질 좋은 양말 한 겨레를 사은품으로 챙겼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드디어 주문한 메인 요리 '뜨돈 베이컨 크림 스파게티'가 차려졌다. 고소한 크림 파스타와 바삭하고 두툼한 돈까스의 조합이 정말 일품이었다. 강하게 추천하고 싶은 맛이다. 다만 추가로 주문했던 빵 한 조각은 따뜻함이 덜해 다소 아쉬웠다. 따뜻한 빵만 곁들여졌다면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었을 것이다.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호텔로 돌아와 다음 날 여정을 위해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대구 동성로 거리와 상가마다 10대와 20대 청춘들로 활기가 넘치던 풍경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여행지를 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풍경 속에서 소소한 놀라움과 재미를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 다음 여행기 예고
내일은 대구 동성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예수회 대구분원을 찾아가 테레자 수녀님을 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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