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心의 고국여행기-2]
▷ 유튜브로 보기 : https://youtu.be/NRNGDvfbvuY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 49년 전 이민 간 나는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을 가져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이번 고국 여행 중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유는 두 세 가지다.
- 첫 번째 이유는 부모님의 우리나라 국립묘지 안장 신청을 위해 주민등록 번호가 있어야 했고..
- 그 다음은 고국 방문 전 브라질에서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하러 갔을 때 여권 대신 간단히 주민등록증 제시 만으로 된다는 것이었다.
- 또 다른 이유는 혹시라도 나의 마지막 인생을 고국에서 보낼까? 하는 그런 이유로 주민등록증을 미리 가지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였는데, 여기에 대한 결론은 여행 글을 모두 마치는 마지막 글에 적어 놓을까 한다.
부모님의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해서는 1년 전 브라질 총 영사관에 문의한 바 있지만 답변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브라질에서 해당 기관에 접속하여 신청하려 했다. 그러나 주민등록증이 없는 나로서는 해당 기관에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4월 2일 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도착하여 남대문 근처(지금은 숭례문이라 하고 있다는 것도 도착한 후 알게 되었다)의 Manu 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다음 날 아침 7시 전 부모님의 안장 건에 대해 보훈청에 직접 문의하기 위해 용산구 이태원로에 있는 서울지방보훈청을 찾았다.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Manu 호텔에서 서울지방보훈청까지의 거리를 네이버 지도 창에서 검색하니 2,8km되고 46분이 걸린다고 한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달라진 우리나라의 실제 모습을 제대로 걸어 다니며 많이 눈에 담아가기 위해 도보로 갔는데....
숭례문(남대문)에서 아주 가까운 Manu호텔 1층과 2층에는 서울리스타(Seoulista)라는 식당이 있는데 저녁 늦게 까지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난 도착한 당일 밤, 1층 보다 조용한 2층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다가 바깥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야경에 이끌려 밤 산책을 나갔는데... 호텔 바로 앞에 연결된 멋진 이 고가도로를 보고 피곤을 잊은 채 그 끝이 어디인지 한참 걸어갔다.
👍 이렇게 고국 온 첫 날 밤, 아주 멋진 구경을 하였는데 이 한 가지 구경을 통해 우리나라의 바뀐 모습을 체험하는 중요한 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 아침이 되어 다시 한 번 서울로 7017 을 걸어 서울역 방면으로 가서 서울지방보훈청으로 간다.
맛난 밥 한 끼를 뚝딱 해 치우고 보훈청에 들러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부모님의 묘지 안장에는 문제가 없는데 신청은 직접 온라인 만으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보훈청에 직접 찾아가도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기에 주민등록증 신청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 날, 같이 대학 다닌 절친이 있는 수원으로 갔는데 지금은 주민등록증 발급하는 곳이 행정복지센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나야 뭐 예전에도 어디서 발급하는지 모르니.. 친구가 이끄는 데로 갈 수 밖에 ^^
광교 2동의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였더니 대부분 20대~30대의 젊은이들이 복지센터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모두들 친절하였다.
서울의 보훈청 직원들도 대부분 젊은이들로 채워져 있었으며 친철하게 설명을 해 주었는데 우리나라의 공공 기관의 대부분의 인력이 젊고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느껴졌다.
신선한 바람인가? 아니면 중년들이 뒤로 물러난 세대인가? 이렇게 난 공공 기관을 다니면서도 많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었다.
젊은 직원들은 나처럼 60살이 넘은 사람이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는 것도 처음 보았고 또 해외 거주자의 재외국민 주민등록증 신청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는지 관련된 책을 뒤지고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알아보는데 그리 쉽지 않았던 것은...
*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서 전입 신고(거주지 변경을 등록하는)가 먼저 되어야 하는데 나의 전 거주지가 그들의 전산 시스템에 없었기에 한참을 찾게 되었다.
그들의 말로는 1990년(?) 전산화 시스템으로 바뀌는 가운데 기록 등록이 안되어 찾을 수 없었는데 부모님의 기록을 바탕으로 찾아낸 이전 주소가 서울 사당동이었다고 하며 사당동에서 잘못된 등록을 제대로 고쳐 주어야 자신들이 전입 신고를 할 수 있는데 저쪽에서는 이쪽에서 알아서 하라는 등 제대로 빨리 해 주지 않아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다 한다.
그리고 경찰청에 신분 확인을 해야 한다며 열 손가락 지문을 채취하면서 신분 확인에도 몇 일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래저래 쉬운 것이 없는 것 같았다~~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날이 금요일(5일)이라 친구들은 오늘 해결을 못하면 다음 주로 넘어가기 때문에 발급도 늦어진다고... 시간이 많이 걸려도 좋으니 이 일을 오늘 꼭 해결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부탁하며 몇 시간 뒤에 다시 찾아 오겠다고 하였다.
친구들과 함께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 사진관도 찾아 사진도 찍고 이 후 두 시간 이상 주위를 맴 돌다 갔더니 아직 해결이 안되어 행정복지센터의 직원들이 오히려 미안해 하면서 자신들이 꼭 책임지고 전입 신고를 해 주고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벚꽃이 한창 만개되어진 수원 광교
친구 왈 : 하루만에 이렇게 벚꽃이 활짝 피었다고 한다~~
아침부터 저녁이 다 되도록 내 친구들이 고생을 하며 하루 종일 나의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 수고하였지만 전입 신고도 못한 채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주말 난 구미를 거쳐 부산으로 떠나 화요일(9일) 오후 기장의 해동용궁사의 구경을 마치고 어딘지도 모를 해변가를 열심히 걷고 있었는데 친구가 광교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 신고가 되었다고 연락 왔다며 빨리 근처의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주민등록증을 신청하라고 한다.
나는 인근을 검색하여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제2동] 행정복지센터에 들어가 "재외국민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한다고 하였더니...
이곳의 젊은 직원 역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관련 책을 찾아 뒤지고 전화를 걸고 하더니 전입 신고가 된 것을 확인하고 또 다시 지문 채취를 하고 신청을 마치면서 바로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를 만들어주었다.
* 우리나라는 곳 곳에 행정복지센터가 많이 있어서 참 편리하였고 방문한 곳 마다 직원들이 친절하고 신속히 처리하여 주었다.
브라질에는 뽀우빠 뗌뽀(Poupatempo) 라는 행정 센터가 있지만 우리나라 처럼 많지 않아 사람이 늘 붐비고 예약도 힘들어 이런 곳에 가는 것은 마음 먹고 작정하고 가야 한다
ㅎㅎ 드디어 고생 끝에 신청을 마쳤다. 다 친구들 덕분에 가능했다~~
이렇게 자세히 글을 만들어 올리는 것은 나 같은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닐 것 같아 정보 차원에서 글을 올리는데...
이민 간 지 오래된 사람들은 전산 등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전입 신고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서 이를 알고 가시는 것이 좋을 듯 하여 적어놓는다.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 확인서가 진짜 유용한지... 은행가서 환전할 때 여권 대신 신청서를 내밀었더니 유효했다. 유효 기간은 1 달이라 아마 그 전까지 주민등록증이 발급 되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브라질로 다시 귀국하기 몇 일 전 발급이 되었다고 연락이 와 주소지에 적힌 친구가 대신 찾아주었다.
주민등록증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본인이거나 같은 주소에 거주하는 사람만이 신분 확인과 함께 지문 확인을 통해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니 이제야 제대로 된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나? 하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고생해 준 나의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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