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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은 이렇게 만드는 거였구나

 

어제의 글이, 어느새 전자책이 되었다.

나는 따로 컴퓨터를 배운 적이 없다.
브라질에 사는 거의 모든 한인들이 그렇듯, 필요에 의해 써 왔을 뿐이다.
지금 내가 남들보다 컴퓨터를 조금 더 다루는 이유도 좋아서라기보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 더 맞다.


하다 보니 익숙해진 컴퓨터

교회에서 교사로 일하던 시절, 컴퓨터와 인터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다.
핫메일과 메신저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자,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에게 이것을 빨리 알려주고 싶었다.

당시 비싸던 중고 컴퓨터 다섯 대를 구해 교회에 인터넷을 설치하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문제는 컴퓨터가 자주 고장 난다는 것이었다.
중고였고, 윈도우 95 시절이라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이런저런 문제가 생겼다.

하드웨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젊은 교사에게 부탁했지만 잘 봐주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직접 부품을 뜯어 들고 상파울루 산타 이피제니아 거리를 다니며
무엇이 망가졌는지 묻고, 교체하고, 다시 조립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
컴퓨터 고치는 일은 환자를 보는 것보다 오히려 레고처럼 구조를 알면 쉬운 작업이라는 것을.
그때서야 왜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도 하드웨어는 잘 모를 수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후 많은 분들의 컴퓨터와 노트북을 봐 드렸다.
수리비가 새 노트북 값과 같아 포기하고 쌓아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드디스크 문제인 경우가 많았는데,
포맷과 분할만으로도 정상 작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고쳐주면 다들 신기해했다.


AI를 만나며 달라진 기록의 방식

반면 소프트웨어 쪽은 깊이 알 필요가 없었다.
특별한 프로그램을 쓸 이유도 없었고,
브라질에는 체계적으로 컴퓨터를 가르치는 학원도 많지 않았다.

그러다 글을 쓰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줄 책도 만들었다.
그때는 한 권 만드는 데 2~3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브라질 이민 50년’**이라는 기록을 한 달도 채 안 되어 정리했다.
기록을 마친 뒤 전자책으로 만드는 방법을 물었더니,
그냥 워드에서 PDF로 저장하면 된다고 했다.

어제 저녁부터 조금 손보다가,
불과 하루 만에 전자책이 완성되었다.

그제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쉬운 걸 왜 진작 안 했을까?”

전자책은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정리된 기록을 PDF로 묶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여행지 하나 소개하려 해도 하루가 걸렸는데,
지금은 같은 일을 훨씬 짧은 시간에 해낼 수 있다.

도구가 바뀌면 삶의 속도도 바뀐다.
시간을 아끼는 것은 결국 삶에 여유와 활력을 더하는 일이라는 걸,
이번에 새삼 느꼈다.


덧붙이는 이야기|글을 쓰는 방식이 바뀌다

보통 나는 글 하나를 쓰는 데 10~20분이면 충분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예전에는 정리하는 데 쓰는 시간이 글 쓰는 시간의 두세 배는 더 걸렸다.

지금은 다르다.
받침이나 띄어쓰기, 문장의 매끄러움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그냥 흘러가듯 적어 내려간다.
문장이 거칠어도, 순서가 엉켜 있어도 상관없다.

속도가 달라지는 순간

그다음은 인공지능의 몫이다.
“블로그에 올릴 글로 정리해 달라, 소제목 한두 개만 달아 달라”고 하면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읽기 좋은 글로 정리해 준다.

정리된 글을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그대로 쓰면 되고,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방향이 나올 때까지 조금씩 고치면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인공지능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그때부터 속도가 달라진다.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고 완성하는 데 걸리던 시간이 거의 사라진다.

인공지능은 대신 생각해 주는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생각을 빠르게 정리해 주는 도구로 활용하면,
일의 속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진다.

이로 인해 생활의 패턴도 달라진다.
특히 우리 한인 사회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떤 일에, 어떤 방식으로 접목해 나갈 수 있을지
차분히 고민해 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글을 다듬는 나만의 방식

나는 모든 글을 마친 뒤, 반드시 한 번 더 전체를 복사해
인공지능에게 글을 다시 봐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최종본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해 달라고 한다.

글을 올린 뒤에는
글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함께 요구한다.
때로는 글을 쓰는 도중에도
내용에 대한 분석을 요청하기도 한다.

잘 쓴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분리해 보고,
불필요한 감정이나 과장은 없는지 다시 점검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나는 글을 ‘완성했다’고 쉽게 말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한 편 한 편을 통해
내 글에 대한 감각과 기준을 조금씩 높여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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