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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민 50년, 한 이민자의 삶을 돌아보다 ― ㉓ 결단을 미룬 공동체 (글 마침)

 


2019년, 제13회 한국문화의 날.
한인복지회를 포함해 한인사회는 이미 현장에서 함께 움직여 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이 힘을 지속시키는 구조다.

쓰이지 않는 한인회 건물, 감당 못 하는 복지회 건물

한인회에는 ‘한인회관’이라는 건물이 있다. 그러나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아끌리마썽에 세워진 이 건물은 수십 년 동안 사실상 비어 있었고, 지금의 한인 생활권과도 완전히 멀어진 공간이 되었다.

한인회 이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브라질 한인은 없다.
그럼에도 왜 아무 변화가 없었는가.
과거의 공로와 정서가 판단을 막았고, 그 사이 한인회는 탄탄한 중심 기능을 갖지 못했다.

지금도 한인회 회의는 회관이 아닌 식당이나 임시 공간에서 열린다.
한인회 건물은 있지만, 한인회는 그 안에 없다.
상징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새로운 한인들과 젊은 세대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결단을 미뤄 왔다.

한인복지회도 다르지 않다.
국수공장이던 대형 건물을 9년간 고쳐 사용해 왔지만, 노후한 구조는 끊임없는 보수비를 요구한다.
봉사 첫날 눈에 띄게 지저분했던 환경, 개인 비용으로 페인트와 커튼을 교체해야 했던 현실은 이 공간이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헌신으로 유지되어 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제는 분명히 한계를 넘었다.


자원은 있다, 그러나 묶이지 않았다

한인회에는 건물이 있고,
한인복지회에는 건물과 함께 OSCIP라는 강력한 제도가 있으며,
노인회에는 건립을 위해 비축된 자금이 있다.

우리는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한인복지회는 기업 후원을 세금 공제로 연결할 수 있는 제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공간과 구조가 분산되어 실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구조에서는 아무리 좋은 자원도 흩어질 수밖에 없다.


의료봉사는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를 움직이지 못한다

의료봉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인회 주도의 의료봉사,
의사협회의 의료봉사,
한인복지회의 의료봉사는 모두 각자 따로 진행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따로 하기 때문이다.

2001년,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은 상파울루 이피랑가 지역에서 단기간 의료봉사를 통해 약 800명을 진료했고, 그 공로로 시의회의 인정을 받아 메달까지 수여받았다.
그 성과는 규모 때문이 아니라, 집중과 명확한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활동은 남아 있지만, 감동과 확장은 사라졌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봉헤찌로 거점, 지역사회 확장, 그리고 다음 세대

지금 봉헤찌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간을 지키는 경쟁이 아니다.

거점은 봉헤찌로에 두고,
활동은 브라질 지역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의료와 복지를 통해 이웃을 돕는 모습이 쌓일 때, 브라질 사회는 한인들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이것은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청소년들은 말이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
통합된 행동은 그 자체로 교육이며, 긍지이고, 장차 사회·정치적 발판이 된다.

이 통합은 개인의 헌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노인회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총영사관이 주도적으로 판을 열어야 한다.
과거 김순태 총영사가 봉헤찌로를 한인타운으로 만드는 데 앞장섰던 것처럼,
한인회 건물·한인복지회 건물·노인회 공간이 통합될 때 비로소 새로운 발전의 길이 열린다.
그래야 이 논의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실행 가능한 통합의 출발점이 된다.


결론

지금의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구조다.
흩어진 힘을 묶지 않으면, 다음 10년도 똑같이 흘러간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희생과 노력이, 바로 그 미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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